결혼식장마다 화환들이 넘쳐난다. 수십 만원에서 수천 만원 하는 꽃이 잠깐의 예식 후 버려지기 일쑤인데, 이 꽃들을 재활용해서 노인이나 암환자 등 소외된 분들에게 전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뻔한 꽃을 재탄생 시킨 기업 ‘플리(FLRY: Flower Recycle 꽃을 재활용 한다는 의미)’의 김다인 대표, 그리고 그녀와 함께 하는 자원봉사자들이다. ‘꽃을 매개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말하는 김다인 대표를 만나보자.
Q. ‘플리’를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A. 2014년에 결혼을 했는데 정신 없이 결혼식을 끝내고 나니, 비싸게 구입한 꽃들이 어디로 갔는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2015년에 팔고 남은 꽃을 소외계층에 기부하고 있다는 외국 사례를 듣고 때마침 결혼하는 지인에게 기부를 제안했어요. 고민 없이 허락해준 지인 덕분에, 결혼식이 끝나고 꽃을 가져와 꽃다발을 만들어서 요양원에 가져다 드리면서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평균 34만 쌍이 결혼하면서 결혼식 때 몇 시간 사용하고 버려지는 꽃이 4억 2500만 송이에 달한다고 합니다. 환경에 해를 끼칠 만한 수준이지요. 그 꽃들을 소외계층에 전달해 아름답게 재활용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페이스북을 통해 꽃을 기부해줄 신랑신부와 식장에서 꽃을 수거해 소외계층에 전달해줄 봉사자를 모았는데, 호응해주시는 분들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2016년 1월 결국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이 일에 전념했습니다.
Q.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나요?
A. 100% 봉사자의 참여로 이루어집니다. 플리 홈페이지에서 자원봉사를 신청할 때 주거지와 역할을 쓰도록 되어있고, 지역을 기준으로 팀을 만들어요. 나이도 직업도 모두 다르지만 꽃으로 행복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뭉친 자원 봉사자들은 꽃 수거부터 시작해서 꽃다발을 만들고, 전달까지 모두 끝냅니다. 주로 노인요양병원, 호스피스 병동, 그리고 미혼모 센터 및 위안부할머니들이 계신 곳이나 복지타운 등 소외된 시설로 기부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이나 쌀같이 좀 더 현실적인 지원을 하는 게 낫지 않으냐고 지적하시는 분도 있어요. 꽃을 받고 웃으시는 그분들을 보면 아마 생각이 달라지실 거예요. ‘누가 이런 할머니에게 꽃을 가져다 주겠어. 돈 주고 살 생각은 상상도 못 했는데, 꽃을 보니 나도 젊어지는 것 같아’라면서 좋아하세요. 중증장애인들에게 꽃을 드렸을 때는 환호성을 지르면서 박수치고 좋아하셨습니다.”
Q. 봉사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으신가요?
A. 작년 10월에 미국에서 전화가 왔어요. ‘플리는 뭐 하는 곳이냐’, ‘돈도 못 버는데 왜 하느냐’고 의심에 차서 마구 묻더라고요. 곧 한국에서 결혼할 예정이었는데 플리가 궁금했던 거죠. 결국 1시간 통화 끝에 기부를 결정했는데, 이후부터 그분은 모든걸 기부에 맞췄어요. 할머니들이 좋아하는 유색 꽃으로 사용했고, 망가뜨리지 않으려고 부케 던지기도 안 했어요. 식이 끝나고 ‘내 결혼식을 빛낸 꽃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됐다는 걸 기억하며 살겠다.’고 하더라고요. 그 결혼식 꽃으로 120다발 정도 만들었는데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살면서 가장 많은 꽃을 받는 날 이 꽃을 다른 사람한테도 나눠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기쁨을 느꼈던 그 꽃이 다른 사람한테 가서 더 큰 기쁨을 줄 수 있을 거라고 믿게 돼서 이렇게 기부하게 됐어요.”
- 기부자 인터뷰1
“저는 결혼식장에서 친구에게 부케를 던지지 않았어요. 위안부 할머니들께서 계신 곳으로 보내고 싶었거든요. 그분들께 드렸기 때문에 제 일생 단 하나인 부케가 더욱더 제 마음에 남았습니다.”
- 기부자 인터뷰2
“제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신 할머니께서 계신 요양원으로 꽃을 보내드렸어요. 할머니뿐 아니라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시는 분들에게도 작은 기쁨과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기부자 인터뷰3
“내가 좋아하는 꽃으로 나도 즐겁고 행복할 수 있으니, 어렵고 대단한 일이 아니라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봉사자 인터뷰1
“꽃으로 마음을 전할 때 즉각적으로 느껴지는 기쁨과 미소, 그게 계속 함께하는 이유입니다.”
- 봉사자 인터뷰2

[출처] FLRY 홈페이지
기부자의 기쁨과 봉사자의 정성이 만나 새롭게 태어난 한 다발의 행복이다. 꽃은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행복하고 특별한 시간을 선사한다. 그녀의 꿈대로 꽃이 우리 사회를 좀 더 밝고 따뜻한 곳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관련동영상]
[출처]
조선일보 topclass <꽃을 다시 피워 행복을 전합니다.> 바로가기
[썸네일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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